老人

마을 어귀에서
한 노인이
인생을 같이한 느티나무와
땅거미 품으로 느릿느릿 걸어간다

굵은 주름에 흰 머리는
햇살과 오래 부대낀 흔적이고
야위고 휘어진 다리는
바람이 옷을 입은 듯하다

허리는 굽어 하늘을 업고 있으니
인생이 무거워 고단하였겠고
재촉하던 친구도 가봐야 뒷산이라
느릿느릿한 걸음도 바쁜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