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산 塔山

한 사람이 오기 전
세월에 쪼개어져 뒹굴고
세월에 기댄 돌무지 산으로 살았다.

돌무지 흩어진 산에
한 사람이
돌무지를 옮겨 탑을 쌓았다.

돌무지를 옮기자
탑 아름답고
나무 없던 자리에 나무 좋고 꽃도 좋다.

천탑(千塔)이 사는 틈 사이로
휘어지고 휘어진 소나무 뽐내며
천년 멋을 품고 굽어보고

뭇사람들 탑신(塔身)을 향해 손 모으니
선사(禪師)의 공(功)은
탑산(塔山) 물든 나뭇잎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