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떠가는 듯한 나이가
흰머리 느는 것 같아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문득 어색하게 들어찬 나이가
성찰의 땔감이 되어
타다가 남은 부분을 태우기도 한다

어떤 나이는 일 년이 하루 같고
어떤 나이는 하루가 일 년 같아서

땔감으로 태워보면
진솔 같은 나이도 있고
속 빈 나무 같은 나이도 있다

가마솥에 피어오르는
뜨거운 수증기가 없다면
어찌 쌀이 밥이 될 수 있겠는가

성찰의 아궁이에 땔감이 되어
까만 숯으로 불리는 인생이여
그대를 사랑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