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랑해라는 말도 부족하여
인연이라 적어 봅니다
하지만 이도 부족하기는 매한가지라

오늘은 대나무숲에 앉아
스치는 바람에도 우는
대나무의 제 몸짓 소리를 듣습니다

마디마디마다 텅 빈
곧은 대나무의 제 몸짓은
서로에게 울리는 악기가 됩니다

바람이 쓰담아 마디마다 울리는
제 몸짓 소리는 이제 둘이 아닙니다
자연스런 연주를 듣습니다

인연이란 말도 부족하여
싱그러운 대나무숲을 걷고
대나무의 제 몸짓 소리를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