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질때는 햇살을 거두듯
어떠한 연유로 삶이 어두워

자신을 잃어버리고
길을 알 수 없을 때

조용한 오솔길을 걸어간다

후두둑 내리는 비에 흙냄새가
여신의 살 내음처럼 퍼지는 이곳

숲의 체온 숲의 체향
그리고 숲의 숨소리

이 숲이
자신의 몸을 적시고 있다
나의 옷을 하나하나 벗기고 있다

포근히 안아준다

그리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