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이 오고

남녘의 햇살이

산등성이의 눈을 녹이면

청룡산은

웅크린 한 마리 白虎가 된다

등을 밟고 올라서는

등산객의 야호 소리에도

꿈쩍 않는

만년의 웅크림은

서쪽으로 흐르는 강줄기를 보고 있고

또, 눈이 녹고

살아오고 살아갈 群象들이

일구고 가꾼 들판 위에는

오늘도 내리는 산바람만 한가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