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아래

하얀 초롱꽃이 피었다

게을러서

호미 자루 멀리 둔

무심함이

잡풀들 사이에

귀한 초롱꽃을 불러왔다

한 번도 서두름 없는 태양과

한 번도 게으름 없는 구름의 하늘

느티나무 그늘

평상에 목침 베고 누워

스르르 감기는 눈에

나른히 잠들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