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태어나

누군가 심어 놓은 꽃과 나무
누군가 써 놓은 책
누군가 지은 이야기와 방송을
보고 듣고 자라다

누군가 만든 아내와
누군가 만든 남편이
누군가 만든 재료와 양념으로
행복과 자유를 꿈꾼다

누군가 만든 영화를 보고
누군가 만든 집에서
누군가의 것이길 바라는
상실과 고통

누군가를 잃어버리고 살다
누군가를 찾는 삶의 끝에서
맞이하는 자신의 끝

먼 산과 들판을 지나
허락 없이 불어오는 맑은 바람에 꽃 피운
저 들꽃보다 못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