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HONG

자기 의지와 반하여 억지의 옷을 입은 그는
싸구려 카메라로 전시용 사진을 찍고
싸구려 망원경으로 하늘을 담아 둘레를 정하여
우주 시간을 틀린 수학적 계산으로 확정하고
개인의 책으로 보관하려는 사람이었다.
6.25전쟁 직후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한 번 듣는 노래는 가수만큼 완벽하게 부르지만
어머니의 얼굴과는 다르게 일그러진 얼굴을 가졌다.
폭력적인 형의 구타에도 동네 아이들에게 다정다감했던 그는 주변 눈초리의 핍박으로부터 자유를 조용히 갈망하면서, 연인의 손처럼 놓지 않던 착한 성품을 자살로 마감할 때까지 버리지 않았다.

행복했는지 알 수 없는 짧은 결혼생활로 자식을 남겨 두고 선함과 인내의 칼이 자신을 찔러 생을 마감할 때도 그는 안과 밖으로 자신의 안내자를 찾지 못한 것 같다.
더 멋진 꿈을 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함과 인내의 결과물은 초라했다.

어떤 연유로 어린 시절의 기억 조각을 가져온 나는, 어려서 위로가 될 수 없었던 때를 탓하면서 Mr. HONG보다 나이가 많아진 지금에서야 위로를 보낸다.

부족함도 내면의 통로였음을 알지 못하고 자신을 살해하고 망각의 강을 다신 건너간 Mr.를 위하여
세상을 허락하신 신께 감히 기도한다.

"신이시어 자신의 사랑을 알게 하소서".

누구에게나 인생은
먼 산 뒤 먼 산처럼 뒤의 구름처럼 희미해진다.
하지만 노을 같은 사랑이 있다면
멋지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