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密陽)

노란 꽃엔 노란빛이 앉았소
빨간 꽃엔 빨간빛이 앉았소
파란 꽃엔 파란빛이 앉았소

나 거짓 없으면 거짓 없는 님을 보오
나 은밀하면 은밀한 님을 보오

그래서 나, 님의 손 놓기 싫어
잡은 연(緣)을 꽁꽁 묶어 둔다오

잡아둔다고 못 가실 님은 아니오만
행여나 온기는 남을까 하오

어둠에 스스럼없이 어두운 빛이 앉았소
나야 두 눈이 어두운 까닭에 어둡지만
님이야 그러하겠소

밀양 따라서 강이 흐르니
강 따라서 밀양도 흐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