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정원에 봉우리 맺은 채

가지 정리당한 매화가 안쓰러워

TV 앞 물병에 가지런히 두고 본다

하루 만에 매 봉우리마다

꽃이 피어

까만 TV 앞에 핀 하얀 겨울이여

梅香이 저렇게

천년을 하루 같이 피었나니

참으로 단아한 모습 그대로다

하얀 계절의 끝

봄꽃과 함께하지 아니한

뿌리를 잃은

검은 TV 앞 활짝 핀 겨울이

오늘 뚝뚝 떨어진다

덜컹덜컹 저미는 아쉬운 사랑으로

저 가지의 매향이

이 가슴에 핀다

함께 해야 할 바램이 없으니

함께 피어야 할

외로움도 없는 꽃이여

저 겨울의 꽃이

이 가슴에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