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 비행

태생이 다른 참새들이 무리를 이루어 날아다녀도
황조롱이가 고요해진 대웅전 처마에 홀로 밤을 새우고 높이 날아올라 창공에 멈추어 선 날갯짓을 알지 못한다. 간혹 절간의 선사가 마음을 잠시 멈춘다고 해도 황조롱이의 정지 비행은 흉내만 낼 뿐이다.

태초부터 허공에 존재하는 네 가지 신비로운 힘의 합(合)이 공(空)과 같아지는 멋진 정지 비행은
황조롱이와 하늘과 구름, 나무와 바람 그리고 새벽안개의 멋진 작품이다.

한 아비도 장날 저잣거리에 서서 정지 비행을 한다.
단지 그의 손수레는 비어있어

하늘가 산봉우리가 보이는 집으로 돌아가기 좋다.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