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구(體軀)는 본래의 의식을 담아내지 못한다.
이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정설이다.

날개의 크기가 자아를 나타낸다고
믿고 있는 부류들은
체구가 그다지 중요치 않다.

날개 있는 닭이 비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유전적 요인이라고 단정하고
부류가 택한 방법은 높은 곳에 올라 날개를 펴는 방법이었다.

체구에 비해 날개의 힘이 약해 멀리 날 수 없는
틀 속에서 의식을 확장하는 공부는 그들의 오랜 역사이기도 하다.

환호와 갈채 속에 성문화된 고귀한 법전은 시대에 따라 개정하고 방법을 첨부하여, 지금은 책의 무게가 체구를 능가한다.

파란 창공에서 날갯짓이 자유로운 하얀 갈매기는 밀도가 다른 푸른 세상의 물고기를 멋진 비행을 통해 채듯 낚아 올린다.

하얀 갈매기의 검은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바다를 스치며 비행할 때, 두 세계의 비행 소리는 각각 다르다.

최고의 비행은 그림자 소리가 물고기의 심장까지 파고들어, 물고기들은 언어를 상실한다.

고귀한 법전을 가지고 붉은 볏을 자랑하는 통통한 체구의 그들에게는 잃어버린 비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