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네모나거나 세모라고 말하면
이상하지 아니한가
하늘이 둥글다고 생각한다면
또한 이상하지 아니한가

손끝에 닿는 하늘은
트램펄린 위에서 마음껏 뛰어도 닿지 아니하고
울분에 소리쳐도 닿는 벽이 없을 뿐
하늘에 나이가 있어
시간이 아득하여 가늠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 또한 이상하지 아니한가

지구에 사계절 있고
나무에 나이테가 있다고 해서
하늘에 나이테가 있다고 말한다면
또한 이상하지 아니한가

다만 하늘의 특이점은
한 걸음 다가서도 멀어지지 아니하며
한 걸음 멀어져도 떨어짐이 없어
비껴가는 걸음에도 따로 지나치는 법이 없는
늘 그 자리에 늘 있다는 것일 뿐

하늘에
나이테가 있다고 말한다면 이상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