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되어 뿌릴 만큼 뿌렸고
그늘이 되어 가릴 만큼 가렸다

부는 바람에 따라 흘렀으니
경치에 어울려 좋았고

모양이 없는 모양으로
햇살을 담았으니 더 좋았다

일출을 가리는 구름보다
일 다한 흩어진 구름이 되었으니

한 점 구름 없는 창해(滄海)라도
누가 있어 탓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