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가 사랑한 그는 온전히 잊는 일로
자유의 품에 안겼다.

여배우의 일상은 턱턱 숨이 막히는
여름 장마와 같다.

선택 당한 자기 삶은
뛰어난 연출 속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다.

그녀는 깜깜한 긴 터널 속에서
내면의 빛을 응시하고 걸었다.

고요한 눈을 중심으로 자라난 태풍은 제자리를 떠나 비바람을 몰아치며 끝내 소멸하고 말았다.

온전히 잊는 일을 곡해한 선택은 태풍처럼
빠르고 세차게 그녀를 할퀴었다.

그녀는 긴 터널을 벗어났을까?

물결처럼 떠도는 세간의 기억들은
생을 마감한 그녀를 잡아두고 있다.

태풍이 지나고
산을 올라가는 구름의 경계는
잡을 수 없는 그의 모습처럼 잠시 선명하다.

그녀는 그를 만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