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산책
구름이 강을 거슬러 흐르고
궁산(弓山)이 화살처럼 먼 산을 향한 강변에
까만 점 하나가 잠시 서 있다.
강 건너 양지바른 곳엔 수양버들 한창인데
바람이 서 있지 못하는 여기는 봄이 더디다.
등을 밀어 걸음을 재촉하는 강바람에도
물가 마른 갈대들은 여유롭다.
저기 대나무숲은 이야기 무성할 테니
걷는 마음이 그리로 향한다.
구름도 가리고 햇살도 가린 댓잎 소리길에
산비둘기 한 마리 댓잎 물고 날아든다.
떨어진 댓잎들 보니 이야기는 무성하였지만
세상에 전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잠시 서 있는 점 하나
댓잎 물고 날아가는 산비둘기처럼
알 수 없는 곳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