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수면은 잔잔하여

하늘이 그려져 있고

나무가 그려져 있지만

수면 아래서

붉은 잉어는 그림 하나

지우지 않고 노닐고 있습니다

고요하면 재미없을 것 같지만

사람도 고요히 하면 구름이 비치고

나무가 비치고 하는 것이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의 우리는 늘 분주하지만

붉은 잉어처럼

마음의 수면 하나 흩트리지 아니하고

천년을 하루처럼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삶의 고통에도 사랑의 아픔에도

미소 지으며 하루를

고요히 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바람이 물결을 일으켜

파도가 치더라도

잔잔하게 그려진 그림은

어딜 가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