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 앞에 잣나무

욕심 많은 제후(諸侯)가 백성을 부려
천호(千湖)에서 달을 건져내어도
하늘의 달은 그대로 있다.

천연(天然)하며 떠가는 달은
세월(歲月)을 누비며 홀로 창연(蒼然)하니
혹여, 누군가 지혜로 건져내어 품어도
달그림자는 호수에 여전하다.

호수에 달 띄운 이는 누구일까?
호수도 그림자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초연하고 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