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앞 잣나무

아우성이 태풍의 비처럼 뿌려지고
천둥은 존재의 전율과 교감했다.
탁탁, 장작 타는 소리가 안에서 들린다.

태풍이 물러난 하늘
먼 산 봉우리 장송(長松)이 더 선명하다.
어제 그친 비, 오늘은 장작불이 그쳤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재는 남았으나 기억은 허공의 꽃이다.
바람 한 줄기면 재마저 흩어지겠지.

주인 없어 그늘만 무성한
뜰 앞 잣나무를 장작 삼아 볼까.
아서라, 주인행세가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