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날개만 달고 천천히 내립니다
충격을 완화하려는 모성일까요

한쪽 날개로 어지럽게 빙글빙글
망각의 강을 건너는 방법일까요

두 날개를 가진 새처럼
너무 멀리 보내지 않으려는 사랑일까요

지나는 짐승의 발굽에 밟혀
잘 깨어나려는 자구책일까요

찰스 다윈의 주장처럼
동해 홀로 무인도에 만년을 옮겨두면
혹시, 그리움에 두 날개가 생길까요

키 큰 단풍나무에 불어온 바람은
수직과 수평의 진리를 아는 듯
걸림 없이 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