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超人


맞고 터지고 끌려가고 고문당하며
시대의 자리에 앉아
청춘으로 시대를 막아섰던 용자(勇者)여

여기서 보면 반세기가 흘렀다네
아프다 한들 구경꾼이 그 아픔을 알 수 있으며
힘들다 한들 뉘가 그 괴로움을 알 수 있을지

옛 선사들이 말하지 않았는가
중생의 탐욕은 넘치고 넘치어 강을 이루고
용자의 자리에 앉아 강물을 다 마신다고 한들
저기서 보면 반세기를 또 탓한다고

번뇌의 강에서 돌아와 불심에 기대고 기대면
탓을 초월한 누군가
굽이치는 강에 배를 띄우고
떠 가는 고목(古木)을 건져
불상(佛像)을 만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