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分事

그날 아침 한옥 뜨락,
빼곡한 국화분에서 피어난 향기는
소년을 기다려 대문을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가을에 피어난 봄 이야기다.

그날 아침햇살이 건물 담장에 가려져
새벽 기온이 향기를 다잡고 있었다.

향기를 기억하는 소년 이야기다.

등교하는 소년을 따라서
대문을 나선 국화향

봄날에 소국을 나누어
대국으로 피우는 이야기다.

그날, 한옥 뜨락에 가득한 국화,
대문을 나선 향기가 나이에 묻어
인생에 고이고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