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사지(法水寺址)

세상은 많은 숫자라도 하나 둘 셋 헤아려지고
가야산 우거진 나무도 한 그루 두 그루 헤아려집니다.
다투어 사는 다양한 사람도 이런저런 사람으로 헤아려지고
금당(金堂) 터 아래 흩어진 구름도 여기저기로 헤아려집니다.
절 해인(海印)의 처마 풍경소리나
바람의 흔적도 있고없고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기를 꺼려
헤아리기 어려운 임이시여

나는 한쪽 하늘을 차지한 붉은 노을을 보고 있습니다.
두 눈은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당신 찾으러 간 천년 금당(金堂) 터에는
삼층 석탑만 하늘 구름 앞에 서 있습니다.

임이시여 당신 흔적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