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法口)


법에 난이 있다고?

임진년 총을 들고 쳐들어오는 외적은
승속(僧俗)의 단결로 막았고
전란 후 무너지는 민심은
배고픔을 나눔으로 막았다

법에 난이 있다는 소리는
여기 와서 처음 들었다

혹여, 안으로 게으르고 시끄러워
집 안이 지저분한 까닭에
발 없는 법구(法口)가
몸을 돌려 벽을 보고 앉았는지

갑자기
달마조사 면벽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길게 말해 봐야
들어줄 귀가 없었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