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序

삶이 힘든 어느 날
쓴 아메리카노 입에 머금고
아카시아꽃 무성한 나무 아래 서 있어봐

향기에 취한 영혼이 고요에 묻히고

순간, 달콤한 향기에 나풀거리는 나비가 되고
풀잎에 매달려 세상을 느끼는 알이 되고
따스한 집에서 보살핌받는 애벌레가 될 거야

잃어버린 너의 세상을 만날 거야

오월이 오면
아카시아꽃 무성한 나무 아래
쓴 아메리카노 입에 머금고 서 있어봐

나비의 날갯짓과
움직이는 바람 소리가
너의 세상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