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꿈치


한 사람을 보내고 생긴 허무(虛無)는
누구나
한 번은 걸어가야 하는 길을 만나게 한다.

그들이 지나온 길을 보면
담 너머 세상을 찾기 위해
평생을 다툰 흔적이 남아있다.
아마도 사람의 다른 이름은 '다툼'이 아닐까?.  

오늘도 살기 위해
담 너머 길을 찾아 나서는
방향이 없는 허무한 다툼의 소리들  

하지만, 간혹
담 너머 세상을 볼 때 발꿈치만  들면 되니
저 허무(虛無)가
발꿈치를 들 힘이 될 때도 있다.  

마당을 지키는
개 짖는 소리만 멈추어도
소리는 선명하다.  

안에서 개가 짖는다.
컹 컹 컹  

허무(虛無)가 저만큼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