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서로 다투었어요.

서로가 신전에 종이를 내밀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까지는 아주 많이 다투었어요.
1인으로 살아가면서 사실의 발견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어요.

뜨거운 태양 아래 우유팩이 터져 버렸답니다.
허멀건한 우유가 사방으로 튀고,
자유를 헌납하고 인연을 따른 까닭이라고
멋진 언어로 정의 내리는 1인도 있지만
종이팩이 터진 일은 간결한 사실입니다.

터진 흔적이 사라지면
신전에 내민 종이가 깨끗한 백지(白紙)라는 사실을
기적이 없이는 알 수 없게 됩니다.

떨어진 씨알의 다툼은 기억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라면 허락하신 사랑은 둘이 하나가 되는 기적입니다.